남파랑길77코스/코리아둘레길
비봉공룡공원에서 율포해변까지, 남파랑길 77코스에서 만난 하루
여러분, 해안길을 따라 걷다가 공룡을 만나본 적 있으세요? 그게 가능한 길이 바로 여기에 있어요. 멀리서 보면 그냥 평범한 산책로 같지만, 막상 한 걸음 디디고 나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지더라구요. 남파랑길 77코스 이야기입니다.
최근에 정말 숨통 트이고 싶어서 어디든 가고 싶었거든요. 그러다 지인 추천으로 비봉공룡공원부터 율포해변까지 이어지는 이 코스를 알게 됐어요. 딱 봐도 길지 않아 보이고, 중간에 공룡 조형물이 있다는 말에 살짝 웃음도 나왔고요.
아침 9시쯤 도착해서 공룡공원 입구에 섰을 때, 초대형 브라키오사우르스가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었어요. 그 순간부터 그냥 힐링 시작. 공원은 아이들 손 잡고 온 가족 단위 방문객도 제법 있었고, 조용히 산책하는 어르신도 계셨어요. 분위기가 무척 평화롭고 좋았죠.
길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았어요. 초반에는 시멘트길, 중간쯤엔 소나무숲, 그리고 후반엔 해안 데크길. 다양한 풍경이 연결되니까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 해안 산책로를 따라 걸을 땐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가 너무 좋아서, 발걸음을 일부러 늦췄을 정도니까요.
특히 좋았던 포인트 다섯 개만 꼽자면 이렇습니다.
1. 비봉공룡공원 입구의 공룡 조형물
2. 해안 바위 위에서 바라본 수평선
3. 조용한 소나무숲 쉼터
4. 바다를 끼고 이어지는 데크길 중간의 포토존
5. 율포해변 끝자락에서 마주한 석양
이 다섯 가지를 보면 이 코스의 감성이 그대로 느껴지지 않나요?
전체 거리 약 5km 정도였고요, 천천히 걸어도 2시간 반이면 충분해요. 날씨 좋은 날엔 아이들이나 반려견과 함께 와도 좋아요. 단, 숲길은 미끄러울 수 있으니 운동화보다 트레킹화를 추천하고 싶어요.
코스 끝인 율포해변엔 카페와 식당이 여럿 있어요. 저는 그날 딱 물회 한 그릇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는데, 세상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더라고요. 소금기 가득한 바람 맞고 걸은 뒤라 그런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달까요?
걷는 게 필요한 계절이에요. 뭐랄까, 요즘 너무 빠르게만 흘러가니까... 때론 걸으면서 마음을 정리할 시간도 필요하잖아요. 남파랑길 77코스, 그런 시간이 필요한 분들께 조용히 추천해봅니다.














